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 2023.04.13

[비즈니스포스트] [인터뷰] 씨유박스 대표 남운성

 

▲ 씨유박스가 5월을 목표로 코스닥 입성에 도전한다. 사진은 남운성 씨유박스 대표이사. <씨유박스>

 

[비즈니스포스트] “씨유박스는 영상인식 인공지능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저희 같은 사이즈에서 연구개발(R&D)에 이 정도로 투자하는 기업은 드물죠. 이런 부분들이 3~5년 뒤에는 빛을 발하기 시작해 장기적인 경쟁력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12일 서울 강남 씨유박스 본사에서 만나본 남운성 대표는 '씨유박스'의 미래를 자신했다.

 

인공지능(AI) 얼굴인식 솔루션 기업 씨유박스는 5월 중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본격적인 상장절차를 밟고 있다.

 

최근 ‘챗GPT’ 열풍 이후 인공지능 기업을 향한 주목도가 다시 한 번 높아진 만큼 씨유박스는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며 흥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정부 공공부문 이어 민간부문 진출한 얼굴인식 기술 

 

남 대표는 일반인들이 씨유박스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가장 많이 만나볼 수 있는 곳으로 공항을 들었다.

 

인천공항에서는 공항직원이 여권사진과 여행객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며 일일이 대조할 필요가 없다. 공항 자동출입국 심사대에서 지문과 얼굴을 인식시키면 인공지능이 여권정보와 비교한 뒤 출입통로를 열어준다. 씨유박스 도입에 따른 변화다.

 

“인천공항에서 ‘스마트 패스’가 곧 서비스를 시작할 텐데 체크인 때 얼굴을 등록하면 모든 신원확인 구간에서 얼굴인식으로 통과할 수 있게 됩니다. 출국장 진입구간 뿐 아니라 수하물 검사, 엑스레이, 면세점 물건구입, 비행기 탑승까지 모든 신원인증 구간이 얼굴인식으로 바뀌게 되는 거죠."

 

남 대표는 올해 7~8월에는 인천공항 일부구역에서 서비스가 시작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2024년말까지는 전체구간으로 확대된다고 덧붙였다.

 

씨유박스는 2010년 설립된 기업이다. 

 

국내 인공지능 얼굴인식시장이 아직 태동기인 만큼 공항, 정부청사 등 공공부문에서 주로 포트폴리오를 쌓아왔다. 2013년 인천공항 자동출입국 심사대에 이어 서울, 과천, 대전, 세종 4대 정부종합청사에도 얼굴인식 출입통제시스템을 공급했다.

 

다만 공공부문의 요구사항을 수용하다보니 매출원가율이 높아져 이익이 줄었다. 지난해 기준 씨유박스 매출원가율은 87.1%로 동종업계에서도 다소 높은 편이다.

 

“주로 매출을 내고 있는 게 정부 공공부문이 많아요. 이런데서 요구하는 솔루션들이 모두 새 솔루션 개발이 필요한 새로운 사업들입니다. 만들어놓은 제품이나 상품을 파는 게 아니라 맞춤형으로 개발하다 보니 매출 원가율이 높아졌어요. 

 

지금은 제품화, 솔루션화가 되어있어서 올해부터 매출은 소프트웨어로만 들어갑니다. 순이익이 높아지고 매출원가율이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씨유박스는 공공부문에 이어 민간부문으로도 수요를 넓히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출입보안이나 스마트 사업 등 정보보안 사업에서는 정부가 가장 앞서 있었습니다. 이게 이제는 B2B(기업 대 기업) 민간 기업으로 옮겨가는 과정입니다.

 

지금은 기업 대다수가 출입카드를 대서 입·출입을 통제하는 카드기반을 많이 쓰고 있지만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일부 대기업들은 건물 1층 로비 게이트에 얼굴인식을 사용하는 기업들이 많이 늘었어요. 삼성, LG그룹 계열이 많이 그렇게 바뀌었고 그 외로 많은 대기업들이 도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남운성 대표는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얼굴인식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가 많은 변화를 일으켰죠. 접촉을 싫어하는 원격 재택근무가 일상화됐잖아요. 손을 잡고 카드를 대거나 이런 액션을 싫어하는 문화가 생겼는데 얼굴은 접촉 없이도 할 수 있는 신원인증이죠. 간편하면서도 강력한 보안수단인데다 심지어 접촉도 필요 없기 때문에 시장이 굉장히 커질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재택근무 중 화상회의를 할 때도 접속해 있는 사람이 소속 직원이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그런데 노트북이나 휴대폰에는 별도의 설치 없이도 카메라가 설치돼있기 때문에 기존 보안솔루션 외에도 얼굴인식을 쉽게 진행할 수 있고 신원을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씨유박스는 최근 금융권 기업들과 얼굴인식 본인확인 서비스 계약을 맺기도 했다. 

 

남 대표는 “지난해에만 신한카드, 신한투자증권, SK증권 3곳과 계약을 맺었다”며 “기존 창구에 앉아 신분증과 대조해보던 작업이 모두 모바일에서 이루어질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 연구개발에 집중투자, 생체감지 분야 독보적 기술력 갖춰

 

남 대표는 씨유박스를 ‘연구개발(R&D)에 목숨을 걸고 일하고 있는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씨유박스와 같은 규모에서 그래픽처리장치(GPU)에 100억 규모로 투자하는 기업은 흔치 않다는 것이다. 

 

씨유박스는 2021년 미국 국제표준기술연구소(NIST) 글로벌 5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기술력에 대해 인정받은 바 있다. 

 

어떤 점이 씨유박스만의 차별화된 강점이냐는 질문에 남 대표는 생체감지(Liveness, 라이브니스) 영역을 들었다. 생체감지는 사진이나 녹화된 영상이 아닌 실제 사람 얼굴을 판별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라이브니스 부분에서는 저희가 독보적으로 탁월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얼굴을 통한 신원인증 영역에서 인식 성능에 더해 라이브니스 판별이 중요합니다. 

 

지난해 금융권 3곳 계약 당시 계약 솔루션을 납품하는 게 아니라 인증 건당 사용료를 받는 계약을 했습니다. 이게 될 수 있었던 이유가 얼굴 인식성능 뿐 아니라 라이브니스 기술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날 씨유박스 본사에서는 영상촬영을 위한 제품 시연이 한창이었다. 모델의 얼굴을 그대로 본뜬 가면을 소품으로 사용하는 점이 눈에 띄었는데 씨유박스 제품은 가짜얼굴과 모델의 실제 얼굴의 차이를 구분해낼 수 있다고 했다. 

 

남 대표는 이렇게 설명했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 사진을 출력한 뒤 눈 정도에만 구멍을 뚫어서 가면처럼 쓰면 기존 다른 기업 솔루션들은 모두 통과가 돼요. 그런데 저희가 가진 라이브니스 기술은 사람 얼굴 자체에 나타나는 생체신호를 읽어내는 기술을 접목했습니다. 이렇게 모바일 카메라로 3초 정도 분석해보면 진짜 사람인지 아닌지 읽어낼 수 있는 거죠.”

 

 

 

▲ 씨유박스는 사람의 얼굴과 똑같이 만든 가짜얼굴과 실제 얼굴을 생체감지 기술로 구분할 수 있다. <씨유박스> 

 

남 대표는 인공지능 얼굴인식 기술력을 바탕으로 사업 분야를 점차 넓혀가려고 한다. 기술기반이 같은 만큼 사물인식 등 AI 영상인식 분야에서 씨유박스의 기술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인공지능이라는 연구 관점에서 보면 결국은 카메라를 통해 들어오는 사물을 인식하는 겁니다. 기술기반은 동일해요. 그 중에 사람을 인식하는 걸 얼굴 인식이라고 하는 것뿐이죠.

 

현재 엑스레이 영상을 통해 나오는 수하물의 사물들이 뭔지 판단하는 AI 판독도 하고 있고요. 영상에 기록된 걸 가지고 병원 진단에 도움을 주는 분석도 하고 있습니다. 또 대전에 로봇 연구소를 만들어 물류창고 사물인식 로봇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 인공지능 영상분석, 생존 위해 우연히 시작해 

 

남 대표의 이력은 다소 독특한 편이다. 

 

검정고시를 통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개발자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했다. 28세에 창업에 뛰어들었는데 씨유박스는 세 번째로 창업한 회사다. 두 번째 창업을 거치면서는 신용불량자가 됐던 적도 있다고 했다. 

 

“다른 스타트업들처럼 ‘이 아이템을 가지고 사업을 해야겠다’고 시작을 한 건 아니었어요. 생존하기 위해서 우연히 온 기회를 잡아서 여기까지 온 겁니다.”

 

그래서인지 ‘씨유박스’의 이름 뜻도 원래는 ‘드롭박스’와 비슷하게 같은 개인 웹 하드 사업을 염두에 두고 지었던 이름이라고 했다. 남 대표는 영상을 통해 사물을 인식하는 사업을 하고 있는 만큼 ‘보다’라는 뜻의 '씨'라는 말은 여전히 의미가 있다고 웃었다. 

 

“처음에 자동출입국 심사대라는 사업을 할 기회가 생겼는데 당시 지문, 얼굴인식 자체 기술이 없으니 일본이나 해외 기술들을 도입했습니다. 그래서 이걸 자체적으로 내재화하기 위해 개발에 대한 투자를 해오면서 진화를 하게 된 겁니다. 이 분야가 부가가치가 있고 비전이 있는 영역이라는 걸 알게 된 거죠.” 

 

계속해서 창업에 도전할 수 있었던 동력에 대해 묻자 그는 이같이 답했다. 

 

“기본적으로 기술을 기반으로 사람들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 솔루션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일이 만족도가 높았어요. 창업하기 전에 대구 염색 공단에서 염색이 잘됐는지 판별하는 검단기가 있습니다. 이걸 자동화하는 일을 했어요. 소프트웨어를 가지고 사물의 상황을 개선하는 일을 한 거죠. 지금 얼굴인식을 통해 편리하고 보안성을 높일 수 있듯 무언가를 개선할 수 있는 기술을 사업화하는 일을 잘하고, 또 행복해합니다.”

 

 

◆ 코스닥시장 5월 중 상장 목표, 2024년 흑자전환 예상

 

씨유박스는 5월 중 상장을 목표로 증시 입성에 도전한다.

 

5월 2~3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5월9~10 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을 거쳐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 희망공모가는 1만7200~2만3200원으로 이에 따른 공모금은 258~348억 원 가량이다. 대표 주관을 신한투자증권이, SK증권이 공동주관을 맡았다.

 

씨유박스는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바람에 2019년 적자 전환했다. 2020년도에는 앞서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손실로 인식하며 일시적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기도 했으나 2021년 해소됐다. 

 

이에 따라 기술력이 뛰어난 기업이 상장 기준을 낮춰 상장할 수 있는 기술특례제도를 통해 증시에 입성하게 된다. 

 

남 대표는 씨유박스의 흑자 전환시기를 2024년으로 전망했다. 

 

“씨유박스가 영역을 계속해서 넓혀가고 있기 때문에 기술확보, 인력 확보 등에 있어서 적자가 나고 있습니다. 다만 매출은 건실하게 늘고 있어요. 이제 결국 매출과 이익이 비용을 커버할 수 있는 시기를 최대한 당기는 게 저희 목표입니다. 내부적으로는 내년 말 흑자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존에 잘하고 있던 B2G(기업대 정부) 사업들은 국내를 넘어 해외로 진출해야 매출, 수익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해서 해외사업에 많이 투자를 할 계획입니다. 여기에 얼굴 신원인증, 의료서비스, 로봇 등 영역들이 2~3년에 걸쳐 자리 잡으면 이익을 1천억 원 정도, 이익률도 30%이상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씨유박스의 상장 후 최종 목표에 대해 물었다.

 

“씨유박스는 국내 인공지능, 영상분석 업계에서는 많이 알려져 있지만 해외에서는 아직 작은 기업일 뿐이에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AI 영상인식 기업으로 해외에 이름을 알리고 시가총액이 1조 이상 가는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고 싶습니다.” 정희경 기자

 

 

기사원문 : 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12255